혼자서 3일 만에 5K 팔로워 모은 전략과 성공 분석

Jiyu Han
9 min readMay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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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화요일 150명이었던 SDA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월 27일 5,000명이 되었습니다.

SDA 계정 성장

저도 콘텐츠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고 정말 실험 삼아 빠르게 기획하고 시도해 봤던 이벤트였기 때문에 굉장히 얼떨떨한데요. 성공을 보다 철저하게 분석하기 위해 ‘혼자서 3일 만에 5K 팔로워 모은 전략과 성공 분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콘텐츠 발행을 넘어 콘텐츠가 읽히게 만들자

작년부터 지금까지 콘텐츠 ‘발행’에 집중해 왔습니다. 새롭게 배우는 지식이 있을 때 제 것으로 소화하고 저만의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글을 썼고, 때로는 경험 한 것들을 회고하고 나누기 위해서 글을 쓰고 공유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만큼이나 ‘콘텐츠 마케팅’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콘텐츠를 발행했으니 콘텐츠가 읽히게 하는 것 즉, 더 많은 잠재 고객에게 도달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이죠.

프로덕트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분석하기 위해 작년부터 ‘SaaS Design Archive’라는 커뮤니티 이자 플랫폼을 운영해 오고 있었는데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배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공유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 보고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어 운영하던 차에 올해 5월 초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수고롭지만 인스타그램 계정을 추가로 만든 이유는 인스타그램이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고, 이미지 위주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UXUI 인사이트를 공유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 광고 효과가 좋고 바이럴이 빠르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렇게 5월 초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페이스북 페이지와 한 콘텐츠로 멀티 플랫폼 포스팅을 진행했지만 팔로워는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UXUI 인사이트에 관심있을 만한 사람들의 계정에 가서 좋아요도 눌러보고, 한두 개 게시물에 광고도 실행해 봤지만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제 사비를 들여 테스트를 했기에 광고비를 크게 집행하진 않았지만, 프로필 클릭 1회당 100원꼴의 광고비가 책정됐습니다. 인스타그램 광고가 생각보다 너무 비싸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는 제가 이벤트를 설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벤트 설계와 실행

1. 이벤트 설계 전략

  • 사람들이 얻고 싶은 걸 주자: 디자이너에게 유용한 정보만 담은 디자이너 플레이북
    디자이너 플레이북을 만들었습니다. 노션으로 페이지를 만들고 디자이너에게 유용할 만한 링크를 카테고리별로 큐레이션 했습니다. 평소에 계속해서 큐레이션 해뒀던 정보가 있었기에 이 페이지를 기획하고 만드는 데에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SDA 디자이너 플레이북: https://sdaplaybook.oopy.io/

SDA 디자이너 플레이북 미리보기
SDA 디자이너 플레이북 미리보기
  • 좋은 리드를 얻자: 디자이너 친구는 디자이너
    제가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디자이너 주변에는 디자이너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레퍼런스를 찾거나 리서치를 하는 게 굉장히 일상적입니다. 디자이너 한 명이 자신의 친구가 있는 계정에 스토리로 공유를 하면 계속해서 바이럴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명이 공유 → 친구들에게 전파→ 친구의 친구들에게 전파’
  •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하자: 스토리 공유 / 비공개 계정 참여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1) 게시물 좋아요 2) 게시물 ‘스토리’에 공유 3) DM 보내기. 이게 전부였습니다.
    게시물이 아닌 스토리 공유로 부담감을 낮췄고, 팔로우를 꼭 해서 인증해야 한다거나 친구를 태그 해서 기대평을 남겨야 하는 등의 번거로운 절차도 없었습니다. 또 추첨 없는 100% 리워드 제공이였습니다.
    비공개 계정이라 이벤트 참여에 어려웠던 경험이 많아서 비공개 계정은 화면을 캡쳐해서 DM으로 보내면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SDA 디자이너 플레이북 공유 이벤트 게시물
SDA 디자이너 플레이북 공유 이벤트 게시물

이벤트 링크: https://www.instagram.com/p/Cd6Dt5NJ8o9/

이러한 설계 전략을 가지고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두세 명, 열명 정도 참여를 하더니 시간이 조금 지나자 100개 정도의 요청이 쌓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점차 그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정말 살면서 바이럴이란 무엇인가 처음으로 경험해봤습니다. 초/분 단위로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팔로워가 늘었고, 디엠 진동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회사에서 만드는 프로덕트의 유저 숫자이고, 회사 수익이고, 내 수익이면 좋겠다 하는 상상도 잠깐 했습니다…

2. 실행 과정 중에 디벨롭한 것

  • 별도 URL 만들고 비밀번호 설정
    처음에는 노션에서 웹 공유를 하면 나오는 기다란 URL를 사용했었는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링크를 요청하자 제대로 된 URL이 있어야 신뢰할 수 있을 것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우피 서비스를 활용해 별도 URL을 만들고 일반 노션 페이지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전문적인 웹 사이트처럼 보일 수 있게 디자인 및 파비콘 등을 수정하고, 비밀번호를 설정했습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경험 자체가 사람들에게 ‘이 페이지는 모두에게 공개된게 아니라 나만 볼 수 있다는’ 특별한 경험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SDA 디자이너 플레이북 시작 페이지
SDA 디자이너 플레이북 시작 페이지
  • DM 자동화
    처음에는 스토리 공유를 확인하고 수동으로 DM 답장을 했는데 점점 많은 사람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시작하자 제가 수동으로 답장하는 데 한계가 생겼습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디엠을 보면서 1시간 정도 고민을 하다가 인스타그램 설정을 살펴보면서 자동 메시지 설정을 했습니다. 플레이북 링크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면 제가 미리 설정해둔 메시지와 링크가 자동 메시지로 가도록 했습니다.
    이 자동화가 없었다면 늘어나는 요청을 감당할 수 없어서 중간에 이벤트를 중단해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동화 전에 쌓인 디엠을 보면서 ‘좀 더 빨리 자동화할걸’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DM 요청 + 자동 메시지’ 조합이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게 저는 이벤트 참여자에게 이메일을 물어볼 필요도 없었고, 댓글을 살펴보면서 이벤트 당첨자를 고를 필요도 없었기에 자동화 이후에는 제 시간과 노력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시스템이 일하게 했습니다.

이번 전략과 실행을 통해 배운 것

제대로 기획하면 돈만 태우는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SDA 계정 팔로워는 5000명 이상을 넘어섰고, 게시물 도달 40,653명, 게시물 공유 17,630회, 좋아요 8,337개, 저장 3,431회라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이벤트에서 2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광고비를 썼습니다. 그 외에 저는 약간의 공수를 제외한 아무런 돈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이벤트를 통해 의도를 가지고 제대로 기획한 자료와 이벤트가 돈만 넣는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산과 인력이 적을수록 오히려 더 뾰족하게 기획하고 실행해야만 승산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에게 도달하게 할 만한 광고 예산도, 투입할 노동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웹, SaaS의 장점을 체감하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웹과 SaaS(Software as a Service)의 장점을 체감했습니다. 이전에 크라우드 펀딩이나 코스메틱을 판매할 때의 경험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이벤트를 실행할 때마다 엄청나게 많은 리소스가 들어갔습니다.

물리적인 제품은 제품의 가격이 있기에 참여자 모든 사람에게 주는 이벤트는 애초에 기획할 수도 없습니다. 참여자 중에 소수를 선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고, 참여자의 주소를 확인하고, 제품을 포장하고 배송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벤트는 효과적이었지만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 인력이 드는 이벤트였죠.

하지만 이번에 저는 큐레이션 한 정보를 담은 URL을 리워드로 제공함으로써 참여자 전원에게 혼자서 쉬운 방법으로 리워드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더 많은 사람에게 준다고 해서 손해를 보지도 않았고, 영향력은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디자이너로서, 이것이 소프트웨어 서비스와 웹의 장점이구나라는 것을 몸으로 체감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리워드인 URL을 제공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추가할 수도 있고 변경할 수도 있고, 업데이트를 해 사람들이 이 링크를 다시 방문하게 하는 여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것 또한 SaaS / 웹 만의 장점이자 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만약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였다면? 아찔하다.

하지만 이것이 제가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였다면? 하고 상상을 해본다면 약간 아찔했습니다. 기대하지 못했던 폭발적인 유저 수를 감당할 수 있는 서버로 전환해야 했을 것이고, 내부에서 인터렉션이나 고급 기능이 있었다면 많은 유저가 한 번에 사용해도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로드테스트를 해야 했을 것입니다.

벌써부터 사과 메일을 쓰고 있을 제 모습이 상상되네요…(눈물)

장황하게 이벤트 전략과 성공 분석에 대한 글을 썼지만, 사실 모든 게 다 계획에 없었던 우연입니다. 우연히 이벤트가 사람들의 심리에 먹혔고 계정은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벌써부터 다음 게시물은 무엇을 올려야 하고 이 계정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걱정도 조금 됩니다. 이번에 먹혔던 이벤트 성공 전략은 다음에는 먹히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앞으로 SDA가 양질의 디자인 정보를 큐레이션 하는 채널로 발돋움할 수 있길 바라면서 꾸준히 실험하고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여기까지 ‘혼자서 3일 만에 5K 팔로워 모은 전략과 성공 분석’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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